담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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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6. 9. 21:57




겨울에만 다섯번이 넘게 갔던 삼양목장을 푸릇푸릇할 때 처음으로 가보았다.

그곳은 여름은 여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안가봤지만 또 가을은 가을대로 멋질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많았고 해는 실컷 내리쬐고 있었지만 정상에 올라가니 에어컨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고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론가 다 흩어져 드문드문 했다.

나무그늘도 없는 곳에 2인용 돗자리에 네명이 모여앉아 입구에서 나누어준 우유와 여기저기서 사온 과자며 육포를 먹었다.

그래도 덥지 않았고, 허기를 달래기에 충분했다.


두 해 째 비슷한 사람들과 떠난 강릉여행은 작년보다는 조금 시간에 쫓겨 불안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좋았다.

공기도 맑고 맛집들도 1년 동안 여전히 맛있게 그 자리에 있었다.

그들은 나를 모를테지만 혼자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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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래 글을 쓰지 않는 블로그를 하나 더 만들었다.

어떤 말을 쓰더라도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제목 외 아무런 단서를 주지 않아 사진을 접하는 개개인이 느끼는 바에 충실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러다보니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내면에 쌓였다.


요즘엔 다른이들의 사진을 보는 것을 자제하고 소설,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간접경험을 하고 있다.

무기력증에 시달리는 탓이기도하고 표현이나 생각의 영역을 더 넓히고 싶은 탓이기도 하다.

최근 읽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라는 책은 내 삶을 반성하게 하였고, 궁금하게하였고, 결말에선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그 책을 다 읽던 날 마침 대학교 동기에게 매우 미안한 일이 생겼고 몹시 속이 상했다.

회한의 감정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인정하던 주인공과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달라질 것은 없고 돌이킬 수도 없겠지만 어디에라도 고백하겠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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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바쁜 하루

2016. 2. 28. 21:53




어제 뭘 했는지조차 쉽게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바쁜 하루였다.

오전 오후 내내 일정이 빡빡했고 이동거리 또한 만만치 않았다.

요즘 내 주말은 한가한 날이 거의 없지만 오늘은 눈까지 내리면서 더 드라마틱해졌다.

고창에 갔을 때 다시는 못 볼 풍경이라고 생각했던 풍경을 또 만났다.

하늘에선 찹쌀떡이 내렸고 우음도는 그동안 보여준 적 없던 하얀 옷을 차려입은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고창에서 이미 한 번 이런 일을 겪은 터라 젖는 것과 돌아가는 길은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단 하나 걱정스러운 것은 필름카메라만 들고 갔다는 사실이었다.

어떻게 찍혔을지 전혀 감이 오질 않는다. 부디 노출과 초점만 잘 맞았길 바랄 뿐이다.


눈이 올 줄 모르고 장갑을 두고가 손이 시려워 카메라를 일행의 가방에 맡겨두고 그냥 눈을 눈으로 담았다.

모자를 벗고 정면으로 눈을 맞은 그 순간 정말 아무생각 없이 행복했다.


(사진은 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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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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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26. 22:47





한 친구를 알게 되었다. 그 친구는 현재를 산다.

과거에 발목 잡히고 미래에 저당 잡힌 나와는 다른 세상을 산다.

처음에 그 친구를 만났을 때 왜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한지 알지 못했다.

이제는 그 이유가 나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이유를 알고나니 노력하고 싶어졌다.

나도 이제 현재를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이 즐거운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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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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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18. 22:10





어릴적에는 피아노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한 곡 쯤 악보도 안보고 유연하게 칠 수 있는 사람이고 싶었다.

펜과 종이만 있다면 대충 그린 선으로도 느낌있는 크로키를 할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랐다.

내게 그 것 들을 잘 할 만큼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배우고 싶을 만큼 흥미가 있는 것도 아니란 걸 알게 된 지금은

그저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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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또 다른 시작

2016. 2. 17. 21:57





새로운 블로그를 하나 만들었다.

이 블로그는 프레임이 있는 사진도 있고 사진 크기도 들쑥날쑥하고 스킨도 계속 바꾸면서 어수선해진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DAGAZINE에서 새로운 닉네임도 정한 만큼 그 닉네임과 연관된 이름의 블로그를 만들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그냥 이곳은 내 일기장 정도로 쓰기로 결심하고 대외적으로 사진만 올리는 블로그를 하나 만들었다.

그 곳은 말을 극도로 아끼고 최대한 사진만 올리려고 한다.

며칠에 걸쳐 카테고리도 정하고 맘에 쏙들진 않지만 스킨도 심혈을 기울여 골랐다.

아직까지는 잘 정리되어 있는 느낌이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르겠다. 벌써부터 좀 헷갈린다. 

so-oh.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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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게

=

2016. 2. 3. 10:42





삶의 무대, 삶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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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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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29. 12:57






일반적이지 않음에서 오는 불안함과 두려움.


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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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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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28. 20:16























직장인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은 대체로 주말 뿐이다.

비나 눈, 멋진 구름을 품은 일몰을 찍고 싶다면 주말에 그런 날씨를 만나야만 한다.

나는 사실 마음이 아주 비어 있었다.

컨디션도 좋지 않았고, 눈이 온다는 소식에 괜찮을지 걱정도 되었다.

눈을 보고 싶긴 했지만 폭설이면 곤란할 것 같았고 막상 눈을 봐도 예쁘게 찍을 수 있을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치만 여행을 오래 기다려온 친구들을 생각해 될대로 되라지 라는 생각으로 일단 가보기로 마음 먹었다.

내려가는 동안 눈을 간절히 바라는 친구들에게 일기예보를 계속 체크하며 알려주었다.


기적처럼 눈이 내렸다. 

아주 많이. 펑펑. 해가 지고 숙소를 가는 길에도 그 다음날 돌아오는 동안에도 계속 내렸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여행에서 눈을 만났고, 맞았고, 찍었다.

그렇게 많은 눈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처음 찍어본 눈 사진은 어떻게 찍히는지 확인할 새도 없고 확인할 수도 없었지만 신나게 찍었다.

카메라가 젖는 것은 내 옷 위로 눈이 쌓이는 것은 한파주의보에 대설경보인 날씨는 

미끄러운 도로와 얼어버린 와이퍼 때문에 보이지 않는 차 앞 유리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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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겨울여행

2016. 1. 26. 14:26






지난 주말, 요즘 아주 좋아하는 노래제목과 딱 어울리는 여행을 다녀왔다.

눈부시고 더울만큼 쨍쨍하던 해가 목적지에 도착하니 자취를 감추고 흰먼지같은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그 먼지같던 눈은 점점 더 커지고 세차게 내렸다. 한파인 덕분에 녹지 않고 그 눈이 다 쌓여 발목보다도 높아졌다.

같이 간 친구는 뛰고, 동생은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나는 뛰고도 싶고 소리지르고도 싶고 눕고도 싶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 상황이 어리둥절했고, 이러저러한 것이 조금 걱정되기도 했고, 처음보는 풍경에 어쩔 줄 몰랐다.

곧 생각들을 던져버리고 카메라에 눈이 쌓이거나 말거나 발목에 눈이 들어가거나 말거나 눈밭으로 서서히 걸어들어갔다.


눈 앞이 온통 하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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