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제대로 알아듣고 했으면 좋았을 일을 굳이 고집부리며 제 멋대로 해오더니
결국엔 그 일의 뒷처리는 이 연말에 내가 다 하게 되었다.
어쩐지 너무 아무일도 없이 잘 지나간다 싶어 불안하던 중이었다.
속으로는 울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어쩔 도리는 없기에 그저 시간을 죽이며 다가올 야근과 함께
아직도 처리방법을 모르겠는 그 일이 이번에도 어찌어찌 알아서 잘 무마되어주길 기다리고 있다.
지금 이 순간 가장 떠오르는 것은 지난 일요일이다.
지난 주말에도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이 일 때문에 쉬면서도 쉬는 것 같지 않고 기분이 내내 안좋았었는데
저들을 만나 사진을 찍고 사진이야기를 하는 동안 마치 마약을 한 것처럼(해본적은 없지만 아마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
기분이 좋고 회사일은 씻은 듯이 잊어버렸다가 월요일에 출근해서 당황했었다.
이제 나에게 사진은 마약이자 발목이다.
사진이 너무 좋고 즐겁지만 그 때문에 사람을 볼 때 한 가지 제약이 더 생겼기 때문이다.
우선순위에서 사진이 무언가에 밀리게 되는 날이 과연 오긴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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