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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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28. 20:16























직장인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은 대체로 주말 뿐이다.

비나 눈, 멋진 구름을 품은 일몰을 찍고 싶다면 주말에 그런 날씨를 만나야만 한다.

나는 사실 마음이 아주 비어 있었다.

컨디션도 좋지 않았고, 눈이 온다는 소식에 괜찮을지 걱정도 되었다.

눈을 보고 싶긴 했지만 폭설이면 곤란할 것 같았고 막상 눈을 봐도 예쁘게 찍을 수 있을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치만 여행을 오래 기다려온 친구들을 생각해 될대로 되라지 라는 생각으로 일단 가보기로 마음 먹었다.

내려가는 동안 눈을 간절히 바라는 친구들에게 일기예보를 계속 체크하며 알려주었다.


기적처럼 눈이 내렸다. 

아주 많이. 펑펑. 해가 지고 숙소를 가는 길에도 그 다음날 돌아오는 동안에도 계속 내렸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여행에서 눈을 만났고, 맞았고, 찍었다.

그렇게 많은 눈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처음 찍어본 눈 사진은 어떻게 찍히는지 확인할 새도 없고 확인할 수도 없었지만 신나게 찍었다.

카메라가 젖는 것은 내 옷 위로 눈이 쌓이는 것은 한파주의보에 대설경보인 날씨는 

미끄러운 도로와 얼어버린 와이퍼 때문에 보이지 않는 차 앞 유리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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