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뭘 했는지조차 쉽게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바쁜 하루였다.
오전 오후 내내 일정이 빡빡했고 이동거리 또한 만만치 않았다.
요즘 내 주말은 한가한 날이 거의 없지만 오늘은 눈까지 내리면서 더 드라마틱해졌다.
고창에 갔을 때 다시는 못 볼 풍경이라고 생각했던 풍경을 또 만났다.
하늘에선 찹쌀떡이 내렸고 우음도는 그동안 보여준 적 없던 하얀 옷을 차려입은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고창에서 이미 한 번 이런 일을 겪은 터라 젖는 것과 돌아가는 길은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단 하나 걱정스러운 것은 필름카메라만 들고 갔다는 사실이었다.
어떻게 찍혔을지 전혀 감이 오질 않는다. 부디 노출과 초점만 잘 맞았길 바랄 뿐이다.
눈이 올 줄 모르고 장갑을 두고가 손이 시려워 카메라를 일행의 가방에 맡겨두고 그냥 눈을 눈으로 담았다.
모자를 벗고 정면으로 눈을 맞은 그 순간 정말 아무생각 없이 행복했다.
(사진은 고창)
'소소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정의 소용돌이 (0) | 2016.05.24 |
---|---|
또 다른 시작 (0) | 2016.02.17 |
겨울여행 (0) | 2016.01.26 |
시린 하늘날 다짐 (0) | 2016.01.10 |
아무도 없는 사무실 (0) | 2016.01.04 |